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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사 - 추상 표현주의 : 감정과 제스처로 그리는 현대의 회화

by 쏘쏘라이프 2025. 6. 13.

 추상 표현주의(Abstract Expressionism)는 1940년대 후반 미국 뉴욕에서 태동하여 1950년대 전 세계 현대미술의 주류로 자리 잡은 미술 사조입니다.

 이 사조는 이전의 유럽 중심 미술 세계에 도전하며, 예술의 중심지를 파리에서 뉴욕으로 이동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작가의 감정, 존재, 무의식을 거칠고 즉흥적인 표현 방식으로 드러낸 이 운동은 '무엇을 그렸는가'보다 '어떻게 그렸는가'에 집중했습니다.
 따라서 추상 표현주의는 표현의 방식 그 자체가 메시지이며, 이는 곧 예술이 지닌 형식과 내용의 경계를 허무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가을 리듬 - 잭슨 폴록


추상 표현주의의 배경

1.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미국

  • 전쟁으로 인해 유럽의 많은 예술가들이 미국으로 이주
  • 뉴욕은 예술적 실험이 활발한 중심지로 부상
  • 미국 내에서도 개인주의, 실존주의, 심리학의 영향이 커짐

2. 초현실주의와의 연결

  • 무의식, 꿈, 자동기술 등 초현실주의의 개념을 계승
  • 특히 자유로운 제스처, 우연성, 무의식의 시각화라는 측면에서 초현실주의와 긴밀하게 연결됨

사조의 핵심 개념

개념설명
개인적 표현 작가 개인의 감정, 내면, 무의식을 직접 표현
대형 캔버스 신체 전체를 활용해 그림을 그리며 몰입을 유도
즉흥성과 제스처 계획된 구도보다는 순간의 감정과 행위 자체가 중요
형상성의 거부 구체적 형상보다는 색채, 선, 질감 등 추상적 요소 강조
존재론적 예술 “예술은 존재의 흔적이다”라는 실존주의 철학 반영

두 가지 주요 흐름

1. 액션 페인팅(Action Painting)

  • 작가의 움직임과 감정이 물감의 흔적에 그대로 반영
  • 대표 화가: 잭슨 폴록, 윌렘 드 쿠닝 등

2. 색면 회화(Color Field Painting)

  • 광대한 색의 장(field)을 통해 감정을 전달
  • 대표 화가: 마크 로스코, 바넷 뉴먼 등

주요 작가와 대표작

잭슨 폴록 (Jackson Pollock, 1912–1956)

  • 액션 페인팅의 대표자
  • 캔버스를 바닥에 놓고, 물감을 뿌리고 튀기며 제작
  • 대표작: No.5, 1948, Autumn Rhythm

“나는 무의식적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지배한다.” — 폴록

잭슨 폴록 작업사진

윌렘 드 쿠닝 (Willem de Kooning, 1904–1997)

  • 추상과 구상 사이를 오가는 작가
  • 대표작: Woman I (1950–52)
  • 여성 형상을 거칠고 불안한 붓질로 표현

마크 로스코 (Mark Rothko, 1903–1970)

  • 색면 회화의 대표 작가
  • 부드럽게 경계진 대형 색 블록을 통해 깊은 감정 유도
  • 대표작: No. 61 (Rust and Blue)

“나는 색을 통해 비극, 황홀, 파멸을 표현한다.” — 로스코

 

바넷 뉴먼 (Barnett Newman, 1905–1970)

  • ‘지퍼(ZIP)’라 불리는 수직선을 캔버스에 삽입
  • 색의 장(field) 속에서 명상적이고 숭고한 분위기 창출
  • 대표작: Vir Heroicus Sublimis

표현 방식의 특징

표현 요소설명
붓질(Brushstroke) 감정과 몸의 제스처가 그대로 드러남
색채(Color) 형상보다 색 자체가 의미 전달의 도구
대형 캔버스 관람자에게 몰입감을 유도하고 압도함
즉흥성(Improvisation) 계획보다 순간의 감정에 의존
 

 


추상 표현주의의 미술사적 의의

  1. 미국 현대미술의 세계적 도약
    • 뉴욕이 세계 미술의 중심지로 부상
    • ‘뉴욕 화파(New York School)’라는 이름으로도 불림
  2. 예술의 정치적 도구화
    • 냉전 시기 미국 정부는 추상 표현주의를 자유와 개인주의의 상징으로 삼음
    • 예술을 통한 문화 외교 수단으로 활용
  3. 후대 사조에 영향
    • 미니멀리즘, 개념미술, 행위예술 등에 영향을 미침
    • “예술은 감정의 재현이 아닌, 존재의 직접적 표출이다”라는 철학 확산

비판과 한계

  • 남성 중심적: 주요 작가 대부분이 남성으로, 여성 작가들은 배제되거나 소외됨
  • 주관성의 과잉: 지나치게 개인적 감정에만 의존하여 공감의 폭이 좁아짐
  • 형식의 폐쇄성: 회화 형식 외의 실험에는 비교적 폐쇄적이었다는 지적도 있음

결론

추상 표현주의는 형상과 의미를 초월한 감정의 언어였습니다.
그림은 더 이상 무언가를 설명하는 수단이 아니라, 존재 자체를 선언하는 행위가 되었습니다.
잭슨 폴록의 점핑 드로잉, 마크 로스코의 침묵 같은 색면은, 오늘날까지도 “예술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중요한 화두를 던지고 있습니다.

“나는 그림을 통해 이야기하지 않는다. 나는 그 자체로 존재하고 싶다.”
— 바넷 뉴먼